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를 읽었다. 직접 구매해 읽고 작성하는 내돈내산 콘텐츠이다.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버린다는 말
교보문고에서 여유를 갖고 돌아다지던 중,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씨의 책이다. 새로 나온 책인지, 기존에 나와 있던 책인지는 알 수 없지만 베스트 셀러 중 하나였다. 서점 여기저기에 진열 돼 있어 여러번 마주치게 되었다. 읽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든 책이 아니라 집어 들어 펼쳐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지만, 내 머릿속 갈고리에 걸린 단어가 신경쓰였다.
버린다
책 제목 마지막에 위치하고, 파란색 강조까지 되어있는 말. 버린다. 책 제목엔 쓰여있지 않은 문맥상의 목적어인 "책을" 버린다는 것인지 계속 의구심이 들었다. 왜냐하면 zyn은 평소 책의 소유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 아직도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책을 버린다
책을 많이 읽지 않던 시절, 그러니까 아주 어린 초등학교 시절에 책은 하나의 소유물이자 수집품이었다. 마음에 드는 그림이 담겨있는 책을 사서 가지고 있었고, 해리포터 시리즈를 다 갖고 싶어서 독서를 시작했을 정도였다. 그렇게 다양한 시리즈의 책들을 나만의 책장에 모으는 것이 하나의 재미였다. 하지만 유학생활을 거치면서, 지나친 짐에 대한 부담과 한국 집에서 주문한 책을 재단해 스캔한 데이터를 받아서 사용하다 보니 책이란 것이 아이패드에 담겨있는 디지털 파일 또는 머릿속에 담아두는 추상적 또는 관념적 존재(물리적 종이 책이 아니라는 관점에서)가 되어있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집의 적지 않은 공간을 책이 차지하고 있는게 맞는것인지 고민하는 단계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
구입동기
아직 정립되지 않은 책의 소유에 대한 이야기인지 궁금해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쉬고 싶었어
이 책은 손웅정씨의 독서노트(거의 일기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에 기반한 대화내용을 적어놓았다. 목적이 있는 자기계발 서적도 아니고, 지식 전달이 목적인 책도 아니었다. 첫 몇장을 읽는데 대화하는 기분이 들어 편하게 읽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편하게 읽고 싶은 충동
편하게 읽고 싶다란 말은 밑줄 긋고, 뭔가 빼먹으면 안되고, 많이 배우겠다는 마음에서 벗어나 가볍게 다른사람과 대화하듯 읽고 싶다는 말이다. zyn은 책에 밑줄을 긋는 것에 대한 강한 의지? 집착?이 있다. 나중에 읽었던 표현과 지식을 다시 찾기 어려울 것이 많이 두렵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그런 강박 때문에 밑줄을 편하게 그으면서 책을 볼 수 있는 소형 태블릿 기기에 대한 관심이 높고, 구매도 자주 했고 얼마전 또 아이패드 미니를 구매했다.)
그래서 편하게 읽었어
그래서 그냥 편하게 읽어버렸다. 매일 밤 잠자기 전 노란 빛 스탠드를 켜두고 종이 넘기는 소리를 즐기며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그저 읽는 행위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게 과연 맞는 방식일지 아직은 확신이 안든다. 그렇지만 확실한 건 독서가 너무 재밌었고, 매일 밤이 즐거운 휴식이었다. 앞으로 몇 권 더 이렇게 읽어봐야 겠단 생각이 들었다.
책을 버린다
잠시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샜다. 책을 읽어 보니, 손웅정씨는 책을 읽고(아주 확실하게 완벽하게 다 읽고) 책을 버린다고 하신다. 짐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으시는 미니멀리스트 성향도 있으시고, 책과 보내는 시간 중 그 책을 온전히 본인 것으로 만드시려는 마음도 갖고 계셨다.
나를 돌아보자면, 내가 읽은 책을 다른 가족들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는 읽은 책을 버리진 않는다. 그리고 지금 당장 책을 버려야지 하는 강한 결단력도 없다. 이 책을 기회로 끊임없이 이어져왔던 고민의 잠정 결론을 내자면 나는 책을 안버리는 사람이다. 책의 소유에 대한 고민에 대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 좋았고, 끊임없이 이어져 왔던 고민에 일단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어 머릿속 고민 한 겹이 줄어든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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