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Mood Indigo'를 본 감상글이다.
영화 - Mood Indigo
영화를 보게 된 계기
CHEEZE
내 대학생활에서 치즈(Cheeze)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힘든 학업 과정 중 치즈의 '어떻게 생각해'란 음악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언제나 신나고 밝은 음악만 좋아했었는데, 이 노래를 들었을 때 왠지 모를 위로와 속도감을 느꼈었고. 이런 템포의 음악을 듣는 나 자신을 돌아보며 '지친건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 느낌이 좋았는지, 아니면 필요했었는지 그렇게 대학생활 내내 (지금까지) 계속 (그 당시) 치즈의 노래들을 듣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감정, 생각에 빠지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뮤직비디오였다. 뭔가 몽환적이고 아리송안 템포와 멜로디의 효과를 뮤직비디오가 극대화 해줬다. 아래 뮤직비오가 그 뮤직비디오이다.
Cheeze 'Mood Inidigo' MV
그렇게 시작된 치즈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다른 노래로 번져 갔고, 또한 아주 자연스럽게 Mood Indigo라는 노래의 뮤직비디오 시청으로 이어졌다. 치즈의 무드 인디고 뮤직비디오는 동명의 영화인 무드인디고의 편집으로 이루어져 있다.
프랑스의 멋진 풍경속 다채로운 색감과 동화속 같은 장치들로 음악의 분위기와 정말 잘 어울렸다. 그래서 언젠가 꼭 이 영화를 봐야겠다고 마음 멋었었는데, 이번 연휴 마음을 잡고 보게되었다.
영화 감상
일단 영화를 3일에 걸쳐서 보았다. 영화는 2시간 남짓으로 길지 않았지만, 2시간을 집중하며 볼 시간이 허락하지 못하였고, 화면에서 보여주는 정보가 너무나 많은데, 자막과 함께 보는 것에서 집중을 오래 유지하지 꽤 쉽지 않았다.
줄거리
영화 무드인디고는 유쾌하고 낙척전인 청년 '콜랭'과 '클로에'라는 여성 사이의 사랑 이야기이다. 콜랭은 '피아노 칵테일'을 만들기도 하고, 철학자 '장 솔 파르트르'를 신봉하였고, 외로움 속에서 진정한 사랑을 꾸꿔왔다. 그러던 중 '클로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게 되었다.
'콜랭'은 친구의 결혼을 도울 수 있을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지만, 결혼후 폐에 수련이 피는 병에 걸린 '클로에'를 치료하며 모든 재산을 탕진하였고, '클로에'의 죽음과 함께 모든 삶이 무너져 내린다.
충격
영화의 이미지를 기대하고 시청했는데, 충격적인 전개와 영상 표현으로 영화를 마칠 때까지 꾀나 충격적이었고,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정말 많은 에너지를 사용했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도 마음이 편안하지 않았고, 생각을 정리하지 않으면 복잡한 느낌만 남을 것 같아 바로 후기를 작성하게 되었다. 하지만 간단하게 지금 감상을 표현하자면, 보는 내내 좀 피곤했다.
- 역설적인 치즈의 무드 인디고
아래 이미지는 치즈의 무드 인디고 뮤직비오 시작할 때의 무드 인디고 문구 갈무리이다. 너무나 아름다운 핑크빛 분위기를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를 본 뒤 검색해 보니 인디고는 남색을 뜻하며, 다양한 Mood Indigo이라는 곡들이 슬프고 우울한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여러 무드 인디고 중, Frank Sinatra의 무드 인디고의 가사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도 있다.
You ain't been blue, no no no... You ain't been blue till you've had that mood indigo...
"넌 아직 진짜 우울해 본적 없어... 그 '무드 인디로'를 느껴보기 전까진.
다시 말해 치즈의 무드 인디고는 영화 분위기와는 정 반대였고, 실제 영화를 본뒤 다시 뮤지비디오를 보니 너무 아름다운 장면들로만 재구성했다는 점을 알게되었다.
하지만 실제 치즈의 Mood Indigo의 가사도 노래 분위기가 '꿈', 즉 허상일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때문에 영화를 본 뒤, 치즈의 Mood Indigo가 상당히 역설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역설
하지만 역설은 치즈의 뮤직비디오에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영화속 '클로에'는 폐 속에 수련이 자라는 병을 앓는다. 너무나 역설적이다. 병으로 '클로에'는 너무나 고통스럽지만, 그렇게 힘들게 하는 폐속의 병원은 아름다운 '수련'이라니. 영화는 아름다움을 꽃피지 않게 해야 '클로에'가 안아플 수 있다는 아주 역설적인 상황으로 어두워져야 살 수 있는 상황속으로 전개된다.
- 덫없음
'콜렝'은 '클로에'를 끝까지 사랑하며 헌신적으로 병수발을 든다. 이 과정에서 낙천적이었던 '콜렝'은 삶을 포기하지 않고선 할 수 없는 일을 하게 되었고, 웃음도 잃었고, 재산도 잃었다. 하지만 이 모든 희생 끝에 '클로에'가 남아 있었다면 어찌보면 감동적인 러브스토리였을 테지만, '클로에'가 죽은 뒤 무너진 집과 흑백으로 표현되는 '콜렝'의 삶 또한 '클로에'와 함께 사라진 것만 같다. 이를 통해서 길었던 것 같지만, 짧은 '콜렝'과 '클로에'의 결혼생활, 즉 사랑이 덫없는 것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을 들게한다.
- 상상의 파괴
이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는 다채로운 상상물들이다. 이런 상상력과 엉뚱하고 난해한 표현들이 왠지 모르게 파리를 많이 생각나게 한다. (좋은면에서도 별로인 면에서도 모두.) 이런 다양한 상상들은 모든 것이 어쩌면 풍요로움 속에서 유희를 상징하는 것 같다. 하지만 영화가 어두워 지고, 콜레으이 삶이 무너지면서 이런 모든 상상력 또한 파괴된다. 이를 통해서 어쩌면 작가는 무거운 현실과 사랑앞에선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을 표현한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보통 많은 작품들은 세상이 힘들 수록 더욱 환상적이고 현실을 잊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반해, 영화 무드 인디고는 그런 면에서 냉혹한 현실을 철저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감상
- 정말 영화를 다 보기까지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영화였다. 생각할거리를 많이 던져 줄려고 했느지 모르겠지만, 영화를 본 뒤에서야 단순한 이야기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영화속 다양한 상상물들이 개개의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보았었는데,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됐었다.
- 영휴 기간 잔잔한 휴식같은 영화를 보고 싶어서 골랐었는데, 살짝 무게감 있는 영화였어서 아쉬우면서 잘~~ 봤다란 생각도 든다. 왠지 모르겠지만.
- 다시 보기는 쉽지 않을 작품인 것 같다. 생각보다 무게감이 있다.
- 치즈 - 무드인디고가 조금더 무게감있게 듣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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