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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udiance/독서

독서 후 느낀 그대로 | 아마 마지막이었을 - 모스크바의 신사

by dazwischen 2022. 10. 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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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학업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가장 먼저 잡은 책은 모스크바의 신사라는 책이었다. 2019년 연말 2020년의 새해를 맞이했던 곳이 모스크바였고 너무나 아름다운 도시로 기억나는 도시라 "모스크바"라는 단어만으로도 이 책이 읽고 싶었다.

모스크바의 신사

모스크바의 신사가-테이블-위에-놓여있다.
모스크바의 신사

모스크바의 신사 책의 겉 표지를 걷어내면 이렇게 깔끔한 흰색 양장표지에 금빛으로 모스크바의 신사가 새겨져 있다. 예쁜책이다.

모스크바의-신사-책의-두께를-나타낸-사진이다.모스크바의-신사-옆면-신사의-모습이-새겨져-있다.
모스크바의 신사 책

마치 멋진 플래너일 것만 같은 이 책은 엄청난 두께를 자랑한다. 총 페이지 723페이지이다.

생생한 모스크바의 느낌 그리고 기억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근처 볼쇼이극장 건너편에 위치한 굉장히 큰 호텔이다.

모스크바의 건물

위 사진은 직접찍은 볼쇼이극장 건너편에 있는 이 건물의 건너편이다. 이 화려한 모습에 메트로폴 호텔 모습은 담지도 못했다는 걸 이 책을 보고 확인해보고 알았다. 사람은 이래서 알아야 한다. 이 책의 저자 Amor Towles는 미국인인데 러시아의 이야기를 마치 모스크바에서 모스크바 사람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이 책을 썼다는 점이 정말 놀라웠다. 하지만 그런 모든 것들이 기분 좋았던건 모스크바 여행에서의 너무 좋았던 기억들 때문일 것이다.

풍부한 표현

이 책에는 정말 멋진 이야기들이 정중하고 점잖게 아주 많이 나온다. 덕망 높은 사람들과의 대화는 늘 이런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모든 표현을 담을 수 없지만 책에 그어 놓은 수많은 밑줄들 중 지금 펼쳐서 나온 글귀를 적어보자면 이렇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시급하다고 여기는 일들 (가령 은행가와의 약속이나 기차 출발 시각에 늦지 않는 것 등)은 기다려도 되는 일들이며, 반면 그들이 가장 사소하다고 여기는 것들 (가령 차 한 잔이나 다정한 대화 등)은 즉각적인 관심을 받을 자격이 있는 것들이다.
어떤 사람이 친구로부터 과소평가받아왔다고 한다면, 그것은 기분이 상할 이유가 된다. 왜냐하면 친구란 모름지기 서로의 능력을 과대평가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친구는 우리의 도덕적 강인함에 대해, 미적 감각에 대해, 지적 시야에 대해 과장된 견해를 가져야 한다.
대개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문제들을 가장 새로운 명칭을 붙여 요란하게 요구하는 것이었다.

시간을 갖고 사유하고 싶은 말들이다. 스쳐지나가면서 던지는 이런 이야기들을 아주 가득 품고 있는 이 책은 읽은 후에도 긴 여운을 남겼다.

넋두리

책을 읽은 다음 밑줄 그은 모든 내용들을 정리한 다음 글을 써왔다. 그런데 이렇게 큰 책의 그리고 읽은 책의 모든 내용을 정리한 다음 글을 쓰기에는 글을 쓰기 시작하는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래서 모스크바의 신사에 대한 기록을 시작하는데까지 너무 긴 시간이 들었다. 이 시간이 길어진 만큼 적게 되는 감상의 진폭도 낮아만 진다. 이렇게 멋진 이야기가 많은데 어떻게 한 번만 읽고 덮어둘까하는 욕심이 자초한 일이다. 앞으로는 책을 읽은 느낌은 먼저 기록한 뒤 정리는 따로 시간을 내 하려한다.

러시아 제국의 마지막 신사

이 이야기의 주인공 로스토프 백작은 러시아 제국 시절 아주 잘 교육받고 교양있는 귀족이다. 러시아 혁명으로 러시아 제국은 무너지고 그 시절의 귀족들은 더이상 귀족이 아닌 세상. 새로운 세상으로 바뀌는 그 시기 로스토프는 모스크바의 메트로폴 호텔에 가택연금이 된다. 30년이라는 시간동안 호텔 밖을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로스토프는 어린 시절 뼈속까지 익힌 귀족의 행동을 유지한다. 그렇게 그는 러시아 제국의 마지막 신사가 되었다.

대단한 인내

위에서 말했듯이 로스토프 백작은 30년을 메트로폴 호텔에서 갇혀있었다. 그 공간이 러시아 최고의 호화 호텔이었을 뿐 공간의 속성은 감옥과 다를바가 없다. 아무리 가상의 인물이라지만 그 안에서도 자신이 배운바를 내려놓지 않고 지키려는 노력과 실천, 또 시간이 지나도 감춰지지 않는 명석함은 나아게 삶을 어떤 자세로 대하고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물음으로 다가왔다. 나라면 저렇게 점잖음을 유지할 수 있을까? 저런 명석함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야 할까? 이런 물음이 떠오르는 이유는 그러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로스토프는 실존 인물은 아니지만 정말 멋진 분이다. 만날 수도 소식을 들을 수도 없겠지만 로스토프라는 이 신사가 실존했었으면 한다. 그럴 것이다.

다시 러시아

러시아는 2022년 현재 우크라이나를 침략중이다. 너무나 아름답고 더 알고싶었던 나라가 이렇게 된 것이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다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다시 이전의 평화로운 모습을 되찾아 자유롭게 그 곳들을 여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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